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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온지 4개월이 지난 지금

정신없었던 지난 4개월

수원에서 약 반 년간의 정글 생활이 끝나고부터 지금까지 약 4개월이 지났다.

그 때 만났던 인연들과 함께 팀을 꾸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전 알고 지내던 형들과 개발자 디스코드 채널에 참여하여 아침 10시 모각코 스터디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본가에서 지내면서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이후로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도 이게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결국에는 다 핑계일 뿐이고 정말 내가 쓰려고 했으면 쓰고도 남았겠지만, 낮밤이 바뀐다는건 정신적 신체적으로 정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느꼈다.

기존에도 원래 수면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일주일의 반은 밤에 깨어있고 나머지 반은 다시 정상 생활로 계속 뒤집히는 것이 반복되니 피곤해도 항상 피곤해서 피곤한지도 모르겠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였던 것 같다.
의욕도 이렇게 떨어지는 건 처음이였던 것 같다.
원래 뭔갈 시작하기 위해 10의 의지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80은 필요한 느낌이다.
때문에 하루의 목표를 더욱 구체적으로 세워야했고 팀 활동을 늘리고, 시니어의 강연을 들어볼 기회가 생기면 참여하려 했던 것 같다. 어떻게든 강제성을 부여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또 현실을 깨닫기 위해.

그렇게 지난 4개월을 되돌아보면, 분명 잠도 줄이고 뭔갈 많이 해보려고 시도를 했지만 작년에 비해 성장 곡선이 많이 완만해 진 것을 느꼈다.
작년에는 하루하루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느꼈었고, 그 떄 알게 된 것들은 기술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있다.
가장 큰 것은 새로운 기술을 공부할 때 빠른 속도로 습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버그를 찾을 때는 이게 왜 생긴건지 이해하고 수정하는게 정말 수월해졌다.

그러나 올해를 돌아보며 과연 작년과 같은 성과를 얻었는가? 라고 생각한다면, 열심히는 살았지만 효율적으로 보내진 못한 것 같다.
넘어야 할 새로운 벽을 만난 것 같았달까 이제 무엇이 부족한지도 대충 알겠고, 그걸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도 알겠는데 그걸 다 하더라도 그 벽이 넘어질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주변 다른 개발자 분들에게 자주 상담도 부탁하고 날 처음 개발에 눈을 뜨게 해준 친구에게도 많은 질문을 했었다.

그렇게 많은 조언과 경험을 들어보고 내린 결론은 내가 번아웃을 번아웃이라 느끼고 있지 못하다는 것, 현재의 환경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바꾸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

첫 번째야 워낙 스트레스나 고통에 둔감하다 보니 내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몰랐던 것 같다.
뭔가 할 의욕이 안생기고 항상 피곤하다는게 번아웃이라고 하는데, 음 그런가 그냥 바람 한 번 쐬고 맛있는 거 먹으면 금방 풀려서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
하지만 어느정도 맞는 얘기라고는 생각했다.

두 번째는 정말 핵심적이였던 것 같다.
지금 까지 내 20대는 도전의 연속이였다. 전공을 수료하고 차량 정비사가 되기 위해 준비를 했었고, 또 거기서 목마름을 느껴 주변을 둘러보다 개발에 매력을 느껴 입문하게 되었고, 또 완벽한 몰입환경과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보기 위해 정글에 지원하고, 지금에 이르러 항상 내가 성장을 할 때는 새로운 환경이 동반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새로운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고여있었다. 성장이 더디다고 느낀 건 그 때문일까, 이제 진짜로 실무에 부딪히며 혼나보기도 하고 팀에 소속되어 하나의 책임을 갖기도 하는 그런 환경이 필요하다고 느껴 나름 준비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예전에도 생각했던 내용이지만, 내가 힘들고 처질 때는 목표를 잃었을 때였다.
그것이 장기적인 목표이든 단기적인 목표이든, 목표를 갖고있고 그 목표를 이룬다는 것은 내 삶에 있어 크나큰 원동력이였다.
그러나 부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그 사이에 매몰되어 어느새 목표가 희미해졌던 것 같다.

최근의 깨달음

최근에 아버지를 통해 시니어 분과 통화를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거기서 지금의 내게 꼭 필요한 조언을 정말 많이 들었다.
처음에 소프트웨어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주셨을 떄는 당황스러웠다. 정글에 있을 때 매일도 고민을 했었던 주제였지만, 막상 대답을 하려니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항상 내가 쓰는 용어는 ~~~다. 라고 정확히 정의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었던 모양이다.
정정해 주신 내용으로는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즉 사람의 의도나 문제 해결 방식을 논리, 수학적 구조로 바꾸어 컴퓨터가 이해하고 수행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소프트웨어다 라고 이해를 했다.

그러고는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내 좁은 시야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금의 나는 우물 안 개구리로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그 안에서만 성장하고, 생각하고 나아가고 그러다 벽에 부딪히자 ???? 하게 된 것이라고 느꼈다.
그 분 께서는 이제는 눈을 돌려 더 넓은 바깥을 볼 때라고 말씀해 주셨고, 통화가 끝나고 나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 주제였다.
나는 왜 수 많은 일 중에서 개발을 택하고, 그 중에서도 웹 프론트엔드를 골랐을까? 내 목표는 뭐였던 걸까?

이전의 고민들이 쌓여서 어느정도 빨리 결론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처음 내가 개발을 선택한 이유는 시 공간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가 가진 도구, 생각, 기술을 가지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처음 기계과를 선택했던 이유도 그것이였고, 전환을 선택한 이유도 같은 이유였다.
그렇다면 웹 프론트엔드를 선택한 이유는 뭐였을까..
일단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성이 좋았기 때문이였다. 지금의 상황에 이르른 이유기도 하겠지만, 웹 프론트는 입문하기 쉽고 시장도 크고 교육기관도 많다. 다른 말로는 공급이 넘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걸 알면서도 난 시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결과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을 했다.
그렇지만 난 이게 아니면 절대 안돼!! 라는 이유를 가지진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의 내게 있어 목표는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내 목표는 당연히 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개발자가 힘든 것은 알고 있다. 너도나도 개발자가 되기 위해 뛰어들던 코로나 시대떄와 다르게 페이도 적어졌고, 일자리도 적어졌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직종이라고 스스로 느끼기도 했고 실무자들에게도 전해들었다.

그럼에도 매일 밤을 새며 개발을 할 때도 몸은 힘들어도 머리는 맑았고, 해결되지 않는 고민에 부딪혀 씨름할 때도 즐거웠고, 내가 이런생각을 할 줄은 몰랐지만 새로운 걸 공부하고 필기하고 외우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고 하는 공부라는 행위가 즐거운 적은 처음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난 개발이라는 이 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난 어떤 개발이 하고 싶은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뭔가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 파트를 담당하고, 또 그 결과가 내게 보여지기만 한다면 어떤 분야든 뛰어들어 몸을 던질 수 있겠다고는 생각으로 고민들이 수렴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 내게 웹 프론트엔드에서 전향을 할 기회가 왔다.

그 눈을 뜨게 해주신 것도 조언을 해주신 시니어 분이였는데 그 분께서 하셨던 말씀 중 내가 가진 기본기를 가지고 회사에 맞추어야 할 때, 지금은 실무 경험이 내게 필요한 때 라는 말에 기존에 고민하던 내용이기도 하고, 팀원들과 자주 나누던 주제라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크게 걸리는 점이 있었다.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였다. 새로운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빠르게 능숙해질 자신이 있었고, 분야가 바뀐다고 해서 지금까지 해온 것들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든든한 배경으로 날 뒷받침 해줄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지금 내가 하는 고민과 선택이 과연 새로운 도전을 위함일까 답답한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한 것일까 이게 큰 고민이였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뜻이지만 한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건 과연 둘 중에 무엇일까..
또 매번 내 고민을 함꼐 고민해주시는 고마운 분들께 조언을 구해보았다.
그러고 며칠간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이였다.
물론 현 상황이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이였고, 그와 달리 가능성이 생긴 새로운 방향에 눈이 끌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당장에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무 경험이였다.
이전에 언어를 공부할 때 처음 느낀것, 그리고 정글과정을 통해 느낀 것은 기술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의 근간이 되는 기본기의 중요성이였다. 하나의 언어를 알면 그 다음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쉬워지듯, 변하지 않는 기본기에 충실하다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 또한 쉬워진다.

그렇다면 다양한 실무에 익숙해지고 앞으로 해 나갈 일들이 쉬워지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실무를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분야가 되었던 간에 실무를 경험 해본 개발자와 그렇지 못한 개발자는 보이는 시야와 생각, 적응력이 차이가 하늘과 땅일 것이다.

그렇기 떄문에 지금의 내겐 이 선택이 새로운 도전으로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 고민을 하다 문득 지금까지의 생각을 정리 할 필요성이 느껴져 간만에 생각을 글로 쓰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르고,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겠지만 다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다시 한 번 자신을 채찍질 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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