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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개월을 돌아보며
5개월 전의 나를 돌아보며 드는 생각
뭔갈 해야하는 건 알겠는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손에 잡히는 대로 일단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 없이 한 일은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해주지 않았고 조금만 막히고 힘들어도 중간에 그만두기 일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었다.
단순히 하고 싶다 적성에 맞을 거 같다라는 생각에 전공과 다른 길에 뛰어들었고, 뚜렷한 직업관과 가치관이 없었다.
물론 그 전에 전공, 전공을 내려두고 선택했던 자동차 정비 또한 뚜렷한 직업관, 가치관 같은 건 없었고 생각 해보지도 않았었다. 그땐 이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 던 건지 현실 감각이 없었던 건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은 한 달만 주어지더라도 많은 걸 배우고 발전할 자신이 있는데, 그런 시간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1인분을 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을 바라보면 잘 되어 참 보기 좋지만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나도 빨리 취업해서 경제적으로도 독립하고 맛있는 것도 좋은 것도 사드리고 싶은데, 마음을 편하게 먹고 우직하게 해야 하는 건 머리로 알지만 가끔 그게 힘든 날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럴 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앞서나간 친구들은 내가 생각없이 지낼 동안 저런 생각을 먼저 했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올라갈 수 있지 않았을 까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나는 지금 잘 나아가고 있을 것이라 마음을 추스른다.
5개월이 지난 지금의 나
크래프톤 정글 이라는 과정은 확실히 ‘나’ 라는 사람을 바꾸어 놓았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내가 생각치 못한 것을 떠올리고 경험한 친구도 있었고, 나와 정말 비슷한 친구들도 있었다.
이렇게 각자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다른 친구들이 모였지만, 하나 같이 다들 열심히 하고 열정을 불태웠다.
그런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며 나와는 뭐가 다를까 고민도 해보고 그대로 따라해보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답변을 듣고 나서는 산책을 하면서 고민에 빠지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이게 반복되고 쌓이다 보니 나름의 가치관도 생기고 직업관도 생긴 거 같다. 물론 이렇게 거창하게 표현할 만큼 훌륭한 생각은 아니고 나만의 생각이 생겼다는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건 책임감인 것 같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주요 원동력 또한 책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에서는 아들로서의 책임감, 친구들 사이에선 좋은 친구로서의 책임감, 팀 내에서는 팀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이 내게 옳은 방향으로 선택을 하게 하고 힘들어도 힘들지 않게 만들어 준다고 느꼈다.
제 3자가 내게 기대하는 것이 있고, 내가 나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 그걸 만족 시키기 위한 책임감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 책임감이 있기에 하기 싫은 일도 할 수 있고,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힘들지 않았다.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 하는 건 끈기 인 것 같다. 내가 그래도 잘 하는 것 중 하나는 끈질김, 끈기 였다.
하고싶은 게 있으면 10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었고, 한 번 집중하면 배고픈 것도 피곤한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 성격이 지금까지 내가 마주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주었고, 지치지 않게 해주었던 것 같다.
요 두 가지가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지키려 노력하는 이상향인 것 같다.
그럼 나한테 있어서 개발자란 과연 무엇일까
위 두 가치를 무기로서 휘두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연적으로 어떤 조직에 속하거나, 독립적이더라도 누군가와 엮여야 하는 직업이다. 그 과정에서 내겐 책임이 주어지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끈질기게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 이게 개발자로서의 내 이상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걸 예쁜 말로 포장하자면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책임지고 끈질기게 해결하는 사람. 이 되겠네.
결론적으로는 직업과 이상의 일치를 찾을 수 있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짧은 기간 취준생이라는 위치에서 할 수 있었던 경험들을 뒤돌아 보면 내 스트레스들의 근원은 불안정한 현실과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이지, 업무와 학업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해소 되었던 것 같다.
공부라고 하면 진짜 싫었었는데, 마냥 놀고 싶다고만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저런 생각이 들었다는게 참 놀랍기도 하다.
물론 실제로 현업에 뛰어들게 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선택 중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 중에서는 지금의 방향이 최선이다. 그래서 딱히 의심이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또한 목표가 존재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지난 기간 내가 힘들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었을 때를 돌아보면, 목표가 없었다.
물론 커다란 목표는 있었을 것이다. 뭐 성공해야 한다. 취업을 해야 한다. 돈 많이 벌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등? 근데 이런 건 사실 목표는 아닌 것 같다. 목표라기 보단 이상? 수많은 과정 속에 얻어지는 결과이지 이런 건 목표가 아니다.
지금 생각에는 목표란 건 눈에 보여야 한다고 생각 한다. 내 눈에 그려지지 않는 것은 이상이지 목표가 아니다.
물론 모든 목표를 눈으로 그릴 순 없겠지. 내가 가진 지식안에서만 상상이 가능하고 그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알고 보는 눈을 넓여야 하는 것이고, 그 전에는 목표를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그려지지 않는 목표라면 그 목표를 비슷하게 이룬 다른 사람을 찾아보고, 목표를 년단위, 월단위, 주단위로 나누어야 한다.
그렇게 작은 목표들을 이루며 성취감을 느껴야 무기력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제로 TODO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느낀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의 마무리를 하며 침대에 누우면 기분이 좋다. 하루가 길었다. 오늘 나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매일을 보내야 이상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뭔가 생각이 정리가 안되어 있는 것 같아서 글로 적으면서 정리를 해보려했는데 역시 아직 혼재되어 있긴 한가보다.
SSAFY때 동기의 연락
이렇게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라고 맘을 먹었던 계기가 되었던 연락이였다.
연락을 준 동기는 SSAFY 수료 이후 방향을 크게 잃었던 것 같다. 그렇게 거의 1년의 공백을 만들게 되었고 목표를 상실한 상태라고 느꼈다.
그 모습에 5개월 전의 내 모습을 투영했던 것 같다. 뭔가 답답하기도 했고, 내 친구니까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엇나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오지랖일 수도 있었고, 나라고 더 나은 사람은 아니지만 5개월 동안 바뀐 점들을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기분 나쁠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이제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지금 시작안하면 진짜 늦는다고 직설적인 표현을 하기도 했다.
다행이도 친구가 조언으로 받아들여 주었고, 취업 상담 해주시던 전문가 분께 상담을 요청 해보겠다고 이런말을 해주어 고맙다고 해주었다.
나도 5개월 전에 이런 친구가 있었다. 처음 내게 SSAFY를 소개해 준 친구이기도 하고, 크래프톤 정글을 추천해 준 친구이기도 하다.
취준하는 동안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내가 방황할 때엔 따끔하게 방향을 잡아주어 지금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친구이다.
나도 이 친구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날 그 친구에게도 연락해서 이런일이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고마웠다고 얘기했더니 나중에 밥이나 한끼 사달라고 하던데, 난 인복이 참 좋은 것 같다.
결론
굉장히 두서 없었는데 뭐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이런 고민을 했었고, 이런 결론에 도달했고 나중에 다시 혹시 되돌아가면 이거 읽고 정신 좀 차려라 라는 뜻에서 적었는데 가독성 박살나가지구 또 읽으려나 모르겠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크래프톤 정글이란 부캠은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내가 변하지 않았더라면 친구의 조언을 그냥 흘렸더라면 으 끔찍하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론 더 잘할 거니까 힘내서 해보자🫡